그동안 이래저래 많은 알바를 해봤지만 노가다는 또 처음이다.
인생 첫 경험이라는건, 그게 무엇이 되었든 간에 약간의 용기가 필요하다.
그래서 나도 인생 첫 노가다에 약간의 용기가 필요했다.
그것도 뙤약볕 내리쬐는 8월의 노가다라니..!!
뭔가 거칠고 상남자들의 대화가 있는곳, 쌍욕이 난무하는 곳이라는 선입견이 있어서 더 용기가 필요했던 것 같다.
때 마침 귀여운 슈퍼커브도 있겠다. 어느정도 거리는 슝슝 편하게 이동이 가능하니 조금 더 용기를 내어서 토요일 일자리를 잡아보았다.

새벽 5시 언저리.. 인력사무소로 출발하는것이 정석이겠으나
나는 일가자 어플을 통해서 전날 저녁에 뜬 일을 미리 예약을 했다.
덕분에 아침 8시까지 현장으로 바로 가면 됐기 때문에 아침에 약간의 여유가 생겼다.
예전에 택배 상하차 알바를 4시간인가 했었던 적이 있다.
커다란 윙바디 트럭에서 물건들을 하차하는 일이었는데, 택배 상하차 하는 사람들이 왜 추노한다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
차 3대정도의 짐을 빼고 나니..
도망가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차 3대 뺀게 아까우니 조금 더 하자.. 했다가 차 4대의 짐을 더 뺐다는거....
그냥 열심히 도망갈껄 그랬다.
끝나고 도저히 집에 갈 힘이 없어서 택시타고 집에갔었다...
라는 택배 상하차 알바 경험이 문득 떠올랐다.
아.. 아침 먹고 가야겠다. 안그럼 죽을수도..
후다닥 아침을 먹고, 갈아입을 옷들과 장갑 그리고 안전화 등등을 챙기고 현장으로 출발하였다.
바람을 가르며 슈퍼커브를 20분가량 어루만지다보니 현장에 도착했다.
일가자 어플에서 현장 도착 버튼을 누르고 주변에 아무도 없어서 담당자에게 전화를 했다.
"아 여기 어린이집 앞으로 오세요 여기 다 있어요"
7시 50분쯤..후다닥 갔더니, 페인트 통들이 한 가득 있었고 사람들이 와글와글 모여 있었다.
'엥 8시까지 아닌가? 이미 다들 조끼 입고 장갑 끼고 있네..'
차를 대고 얼른 준비해서 나오니 페인트들과 시멘트 같이 생긴 포대들을(부사?? 무슨 페인트에 섞는 모래 같은 것 인듯)
트럭에 실으라고 했다.아 ㅈ 됐다..
너무 무거웠지만, 노가다란 이런것이구나 으쌰으쌰하며 오늘 나와 같은 처지의 반장님들과 열심히 짐을 날랐다.
트럭 2대 정도에 페인트와 포대들을 나눠 담고.. 잠시 한숨을 돌리며 여기 일 담당하시는 분들의 얼굴을 한번 쭉 보았다.
죄송하지만 너무 무섭게 생기셨다..
짐 옮기라는 것들을 다 옮기고, 이제 뭘 해야하나 싶던 차에..
이제 도로에 미끄럼방지(?) 페인트를 칠해야 해서 도로를 통제해야하니
신호수를 보란다.
헉.. 이게 왠 개꿀띠란 말인가.. 말로만 듣던 신호수라니..!
게다가 뒤지게 힘들 것 생각하고 현장에 왔는데 신호수를 하라고 하니 살짝 기뻤다?

여기 페인트 칠 하는 도로 폭이 좁았기 때문에 한 쪽 방향은 막고 다른 쪽 방향을 먼저 보내고 해야했다.
열심히 팔을 휘젓는데 페인트 칠 한 타임이 끝나자 여기 팀원분이 음료수를 사오셔서 마셨다.
뭐야 음료수도 주고 럭키비키..?
평소에 음료수를 잘 마시진 않지만, 이거 안마셨다가는 내가 뙤약볕 도로 위 아지랑이가 될 수도 있겠다 싶어서 열심히 목구멍에 드리부었다.
그러다가 한 타임 공사가 또 끝나고 이번에는 물을 사주셨다.
듣던대로 시간이 좀 안가지만.. 몸은 크게 힘든 것이 없으니 할만 했다.
머리가 조금 아팠지만 이게 어제 술을 마셔서 생긴 숙취인지, 더워서 머리가 아픈건지 잘 모르겠다.
또 다시 지휘자에 빙의하여 열심히 팔을 휘젓다 보니 어느새 11시 50분
점심을 먹으라 가자고 하신다. 오예~~
근처 상가 식당으로 갔는데, 싸움의 고수라는 도시락 집이었다.
와 점심 밥도 공짜자너..!
난 마늘 보쌈 도시락으로 주문했는데 나올 때 보니 메뉴가 통일되어있었다.
엥 ㅎㅎ 하지만 그냥 먹는다 야르~~
일가자를 통해 온 아저씨 2명과 같이 밥 먹기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꿀팁들을 얻어냈다.
어플 중에서는 일가자가 제일 낫다, 인력사무소보다는 어플로 나오는게 조금 낫다 등등..
이야기를 나누던 차에 밥이 나왔다.
밥이 나오자 마자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 조용히 흡입하기 시작했다.ㅎㅎ
식사 후 가게를 나오니 뭐야 비가 오기 시작한다.
뭐지 이대로 끝나는 건가..?
그럼 일당 반만 주는건가..?
이런저런 생각이 드는데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시마이하겠다고 한다.
대신 1공수를 쳐주신단다. 말인 즉슨 오늘 약속 된 일당은 다 받는다는 것..!
아까 같이 식사를 한 반장님이 이런경우는 거의 드물다고 덕을 많이 쌓아야 생기는 일이라고 했다.
노가다 첫날에 이런 개꿀이라니..! 난 덕을 잘 쌓았나 보다.
마무리 정리를 하고, 비가 오니 땅에 내려져 있던 페인트 통들과 포대자루들을 트럭에 실었다.
후.. 오늘 한 일중에 제일 힘들었지만, 곧 퇴근이니 열심히 해봤다...
오늘 일 담당자 분께서 내일 혹시 나올 수 있냐고 물어봤지만
내일은 일정이 있어서 못나온다고 했다.
일이 다 끝나고 집으로 오니 2시정도였다. 한참을 쉬다가 샤워를 하고 잠시 누웠다가 눈을 뜨니 저녁 7시네..?
피곤하긴 했나보다. ㅎㅎ
어쨌든, 인생 첫 노가다였는데 생각보다 할만했다
날씨만 선선하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그리고 무엇보다 오늘은 운이 좋아 일찍끝나서 좋다!!
'N잡러의 it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사무용 마우스 추천_로지텍_MX Master (feat. Logi Option+) (0) | 2025.02.14 |
|---|---|
| 켄싱턴 슬림블레이드 프로 무선 트랙볼 후기 (feat. 로지텍) (0) | 2025.02.12 |
| 반려견이 싫어하는 발 씻기 그만! 비, 눈도 OK 필수 산책템 (0) | 2025.02.11 |
| "쿠팡이츠/배민커넥터" 한겨울 "슈퍼커브" or 전기자전거 배달 it템! (0) | 2025.02.11 |
| #3 가다 어플을 통한 노가다 현장 출역기(8월 말 구의역 KT 현장) (0) | 2024.08.26 |